줄이 어디서 생기는지 먼저 본다
대기 줄이 길어서 무인 주문기를 놓겠다는 매장이 많습니다. 그런데 줄이 생기는 자리가 주문대인지 조리대인지부터 갈라야 합니다. 주문받는 속도가 병목이면 기기를 놓는 순간 줄이 풀립니다. 반대로 조리가 병목이면 주문만 빨리 쌓이고 대기 시간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손님 불만이 늡니다. 점심 피크 십오 분 동안 주문대 앞과 픽업대 앞 인원을 각각 세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메뉴 가짓수와 선택 단계를 센다
메뉴가 단순하고 옵션이 적은 곳일수록 무인 주문이 잘 맞습니다. 손님이 화면에서 두세 번 누르면 끝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옵션이 여러 겹으로 붙고 조합이 많은 매장은 화면 단계가 길어져 오히려 주문대보다 느려집니다. 이런 곳은 기기를 놓기 전에 메뉴판부터 줄이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화면 설계로 덮을 수 있는 복잡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손님 나이대와 재방문 비율
단골 위주로 도는 매장이라면 첫 한 달의 마찰만 넘기면 됩니다. 손님이 화면에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뜨내기 손님 비율이 높고 나이대가 높은 상권이라면 매번 처음 쓰는 손님을 상대하게 되어 직원이 옆에서 도와주는 시간이 오히려 늘어납니다. 이 경우에는 전면 무인보다 주문대 한 자리를 남겨 두는 절충이 낫습니다.
사람을 줄이려는 건지 돌리려는 건지
도입 이유를 인건비로만 잡으면 대개 기대에 못 미칩니다. 주문을 기기가 받아도 조리·서빙·마감은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효과가 큰 쪽은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경우입니다. 주문대에 묶여 있던 한 명을 조리나 홀로 돌리면 같은 인원으로 회전이 올라갑니다. 어느 쪽을 노리는지 정해 두어야 도입 후 판단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들이기 전에 재 볼 것
기기 자체보다 자리 문제로 되돌리는 경우가 잦습니다. 출입구에서 화면까지의 동선, 줄이 설 공간, 전원과 통신선 위치, 영수증과 대기표가 나오는 방향을 미리 재 두십시오. 매장 도면이나 사진 몇 장만 있어도 상담 단계에서 대부분 걸러집니다. 놓고 나서 옮기는 것이 가장 비쌉니다.